iPad으로 뭘 할까 - 부모님을 위한 인터넷 기기
처음 iPad가 나온걸 보고 든 생각은 역시 이북 리더다. 일단 화면이 널찍하니까 좋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정식으로 출시되고 구동 동영상을 보니 생각보다 더 예쁘게 나왔다.
처음 봤을 때 부터 이걸 가지고 왔다 갔다 하면서 쓰는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애플의 디바이스 라인업을 보면 데스크톱 - 노트북 - ( ) - 아이폰/아이팟 터치 - 아이팟 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iPad은 크기로 봐서 ( )의 자리인데, 보통 다른 회사들이라면 넷북으로 채우는 자리다.
그냥 생각해봐도 지하철에서 울트라 씬이든 넷북이든 꺼내놓고 뭔가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있어도 자리에 앉아 있을 때지 서 있을 때 뭔가 하는 경우는 잘 없다. 너무 크다. 일단 어디든 자리를 잡고, 꺼내서 쓰는 스타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맥시멈하게 긍정적인 가정을 해보자면 비싸고, 두껍고, 무거운 대학의 교과서들이 iPad용 교재로 대체될 수 있다면 그것만 가지고도 일단 수요는 확보할 수 있다. 또 iPad를 이용해 숙제를 내거나, 리포트를 받거나, 좀 더 액티브한 팀 활동 같은 것들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관련된 어플들 - 출제 폼, 클래스 관리 도구 등등 - 이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워낙 예쁘장한 사진, 동영상을 내보이는데 능한 기기이고 더구나 인터액티브한 액션이 가능하니 어린이용으로도 가능성이 있다. 이쪽으로는 벌써 이런 저런 것들이 나오고 있는 듯 하다. 어떻게 생각을 해도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보다는 화면을 손가락으로 찍는게 아무래도 쉽고, 직관적이다.
그리고 기존에 아이폰/아이팟 터치로 할 수 있는 것들 - 음악 듣기, 영화 보기, 웹 서핑 - 과 조금 더 확장된 오피스 종류 정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얼마 전 부모님들 쓰시라고,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XP는 그래도 잘 돌아가는 노트북 하나에 무선랜 세팅을 했다. 그리고 사용법을 설명해 드려야 되는데 이게 말이 쉽지, 사실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아주 간단한 것들도 이해시키기가 무척 어렵다. 바탕 화면에서 Internet Explorer라고 써있는 아이콘 누르는 것(이름을 인터넷이라고 바꿔놨다) 마저도 복잡한 일이다.
그러다가 생각난게, 이럴게 아니라 어차피 웹 서핑 (신문 보기, 가끔 동영상 구경, 더불어 찍어놓은 사진 등 보기), 가능하다면 간단한 쇼핑, 더 가능하다면 간단한 인터넷 뱅킹 정도에 쓰실 바에야 그냥 iPad으로 가는게 훨씬 편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UI는 누가 뭐래도 이해하기 쉽고, 하드한 사용자들이 자꾸 이것 저것 해보고 싶어하니까 복잡해 지는거지 그냥 있는 그대로 꾹꾹 눌러서 쓰는 데는 이거 만큼 편한 것도 없다. 아이폰이 많이 팔린 덕분에 인터넷 뱅킹도 나름 가능해졌고, 쉽고 재미난 어플들도 많다. 넷북하고 가격도 비슷하니까(물론 대만이나 이런데서 나온 싼 애들도 있지만) 나름 괜찮은 선택이다.
그러니까 이런 분들을 위한 어플들이 만들어지면 괜찮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뭐가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