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말 다만세 직캠에 대한 이야기
예전에는 기획사에서 그룹을 내놓으면 초반에 튀는 멤버가 있고 왜 있는지 잘 모르겠는 멤버도 있고 그랬다. 그룹이 성장해 가면서 팬들은 특정 멤버의 존재 이유를 보다 명확하게 깨닫게 되고, 또한 멤버도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 나아간다. 잘 흘러간다면 이들은 소수팬, 개인팬의 이름으로 올팬으로 함께 흘러가게 된다.
프로듀스 101, IOI가 바꿔 놓은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는 존재 이유가 있는 멤버들이 그룹을 만들게 되었다는 거다. 식스틴도 마찬가지다. 이 그룹들은 근본적으로 그룹에 들어가게 한 개인 팬들의 연합체로 형성되어 있다. 101명이 함께 춤을 추고 있어도 각자의 팬들은 누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물론 이건 또한 이게 합쳐져 어떠 그룹이 되면 또 다른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방향은 다르지만 결국 비슷한 결론을 향해 간다.
이건 기계의 발달에도 기대는 부분이 있다. 성능 좋은 카메라는 작아졌고 직캠의 테크닉도 발전하고 있다. 수많은 그룹들이 한꺼번에 나와 이벤트 성 곡을 불러도 한명 한명을 자세히 볼 수 있다. 할 수 있는 것, 볼 수 있는 게 많아지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개인 팬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킨다.
작년 연말 방송 중에 트와이스(9), 아이오아이(11), 레드벨벳(5), 여자친구(6) 이렇게 31명이 함께 나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함꼐 부른 적이 있다. 다들 2016년에 탑을 찍었고 팬덤의 크기도, 개인팬의 크기도 최상인 그룹들이다. 이걸 보고 적어도 31개의 직캠이 있겠구나 싶어서 유튜브에 오른 걸 모았었다. 그렇지만 전채 직캠, 방송 분, 겹치는 사람 포함해 16개인가 밖에 모으지 못했다. 뭐 개인 소장용이나 팬클럽 내에서 소비되는 타입도 있고, 다른 동영상 사이트를 이용할 수도 있을테니 이런 식으로는 이 정도일까 싶다.
아무튼 가끔 이걸 본다.
이걸 보고 있으면 어디에 있든 누군가 보고 있다는 말이 새삼 실감이 난다. 그리고 어디에 있어도 사람이 많다고 혹시나 대충 얼버무리면 누군가는 안다는 말도 실감이 난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저 무대에 서 있는 분들이고 또 앞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어딘가로 향해 가게 될 분들이다. 무슨 큰 일이 없는 한 아마도 이분들이 향후 몇 년 간 케이 팝 걸 그룹 씬의 최전선에서 뛰게 될 거다. 여러가지 관점에서 이 무대는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