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여기에서도 가끔 말하지만 걸그룹 콘셉트 7년 주기설을 주장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표준 계약에 의거 데뷔하고 7년 간 활동하게 되어 있는데 걸그룹이 2007년 원카소로 서막을 알리고 2009년 대거 등장한 이래 자리를 잡자 이후 3, 4년 후 쯤 데뷔하게 된 걸그룹들은 그냥 경쟁해서는 돌파구가 없으니 섹시 쪽으로 이슈를 가져올 시도들을 시도한다. 그러다가 이제 7년이 마무리되는 2015년 즈음부터 다시 데뷔하는 걸그룹들은 반 섹시 구도에 (어린 분들이기도 하니) 순수, 청춘, 건강 콘셉트로 나아가게 된다. 물론 중간에 여러 경로로 자리를 잡은 팀들도 있지만(역주행, 팬덤을 꾸준히 쌓는 방식 등등) 평균적으로 보면 대충 이런 식이다.
이렇게 보면 2015년 이후 그리고 2016년에 다시 대거 등장한 걸그룹들이 기존에 자리를 잡은, 혹은 섹시 콘셉트로 무장한 신진 세력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뭘 하고 있는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걸그룹만 이런 현상이 유독 강한 이유는 보이 그룹은 팬덤을 기반으로 하고 콘서트와 음반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방송에서 보다 자유롭기 때문이다. 요새 걸그룹의 콘서트 개최가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방송에 나오고 -> 인지도를 올리고 -> 행사, CF를 거쳐 -> 연기자 등으로 자리를 잡는 코스가 유효하다.
그리고 예상대로 걸출하고 성적도 굉장한 그룹들이 2015, 2016년 대거 등장했다. 2009년을 기억해 보면 이런 분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으로 당시 남아도는 걸그룹 멤버들을 최대한 활용한 청춘불패가 있었다. 이게 폐지되고 또 한 축인 영웅호걸이 폐지된 후 걸그룹 예능, 무한걸스 류 여자 예능은 맥이 끊겨 버렸다. 그리고 다시 예전처럼 예능의 보조 역할, 게스트 역할만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언니들의 슬램덩크로 이게 다시 부활의 기미가 보이고 있는데 + 지금 데뷔한 걸그룹들이 대중적 인지도 측면에서도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앞으로 7년 간 또 다양한 걸그룹들이 등장해 활약을 펼칠 수 있게 된다 = 청춘불패 같은 방송이 필요하다. 알다시피 이런 방송에 나올 만한 멤버는 잔뜩 있다.
물론 아저씨 이장 - 일하는 소녀들의 콘셉트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사실 2009년의 활발한 분위기에 비해 최근 등장한 분들은 매우 말 잘 듣게 생긴 사람만 모아 놓은 듯한 캐릭터라 불만이 좀 있는데 그룹 콘셉트에서 벗어나 좀 더 진취적이고, 능동적이고, 밝고, 신나는 뭐 그런 걸 하다 보면 인간이란 또 깨어나게 되어 있다. 여튼 새로운 걸그룹 예능이 필요한 때다. 딱 지금이다. 부디 어디든 시작해 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