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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12 돌체 구스토 캡슐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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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그렇다. 기본적으로 근 10년이 넘게 미니멈 하루 3잔은 꾸준히 마시고 있기는 하지만 여러 다른 브랜드의 커피가 가진 미묘함을 완벽하게 캐치해 내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맛의 달인이나 신의 물방울처럼 아무리 훌륭한 커피 한 모금을 마신다고 해도 어렸을 적 뛰어놀던 동산이라든가, 눈 쌓인 산 중턱에 고립되어 있는 서늘함과 막막함이라든가, 커피를 따는 콜롬비아 농부의 모습이 눈 앞을 스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서당개도 삼 년이면 별 걸 다 안다고 막연하지만 나름 여러가지 기준들이 생기고, 호불호의 리스트들이 생긴다.

자고로 집에서 마시는 커피는 간단한 게 최고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게으른 성격이라 일을 크게 벌릴 수록 더 헤어나기가 어렵고 금세 질려버린다. 요새 절충하고 있는 커피는 UCC다.

저번에도 한 번 이야기한 거 같은데 UCC Smoke 향을 베스킨 라빈스에서 주는 큰 수저로 한 스푼에 수도물 끓인 걸 머그컵 2/3정도 넣고 섞는 게 현재 선택지다. 경험에 의하면 물을 가능한 높은 곳에서 떨어트리며 붓는게 더 향이 좋다. 플라시보일 수도 있다. 습관이 되서 모든 물을 그렇게 따른다.

사실 드립의 세계로 가고 싶기는 한데 커피 보관 방법과 찌꺼기 처리 문제로 망설이고 있다.


 

어쨋든 소문의 캡슐 커피 돌체 구스토를 사용해 봤다. 동생 집에 일주일간 기거할 일이 있었는데 거기 있던 거다. 사실 예전에 마셔본 적이 있는데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던 그 때는 별로 느낌이 좋지 않았다. 통조림으로 먹는 과일 느낌이라고 할까, 커피가 가지고 있어야 할 건 다 가지고 있기는 한데 결정적인 신선함 같은 게 빠져 있는 거 같았다.

컵은 라떼 마키아토 전용잔. 사용법을 명확히 몰라서 조금 헤맸는데 뒤에 있는 물통에 물을 넣고 전원을 넣으면 빨간 불이 깜빡 거린다. 그러다 사진처럼 초록불이 들어오면 캡슐을 넣고 꾹 눌러준 다음에 위에 있는 레버를 오른쪽으로 당기면 된다.

라떼나 카푸치노 종류는 캡슐 두 개로 만든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주 특별한 경우(속이 많이 안좋다)가 아니면 라떼는 마시지 않기 때문에 안해봤다.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드립이라는 까만 물의 세계로만 가고 있다.

전용 컵이라길래 자동으로 꽉 찰 때 쯤 기계가 꺼질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없었다. 알맞게 차오르면 알아서 꺼줘야 한다. 이 점 말고는 첫 인상 때보다는 훨씬 좋았다. 카페에서 파는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그냥 인스턴트보다는 향도 풍부하고 맛도 있었다. (뭐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_-)




캡슐 커피의 가장 좋은 점은 대충 처리하는 지점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항상 같은 맛의 커피를 제공해준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맛을 조금 양보하고, 또 편리함(인스턴트 커피 만드는 것보다는 조금 복잡하다)을 약간 양보한 절충점 사이에 있는 재미있는 기계다.




값이 조금 비싸기는 하다. 기계가 15만원 가량, 아메리카노의 경우 캡슐이 개당 600원 정도. 따져보면 일년에 300일 정도 아메리카노를 한 잔 씩 마신다고 하면 18만원해서 총 33만원이 든다. 기계는 고정 비용이니까 18만원이 유지비라고 할 수 있다(전기세 별도).

스타벅스나 커피빈 가격하고는 비교 대상이 아니고 그냥 인스턴트 커피의 경우 한스푼 1g 정도니까(이와 관련된 실험을 한 적 있다 - http://macrostar.egloos.com/4031674) UCC 스미야키의 경우 45g이고 45회 정도 마실 수 있다. 이게 정가가 8,500원이니까 300잔을 마시는 데 56,000원 정도 든다(가스비, 수도값 별도).

대략 1/3 정도인데 커피를 많이 마시고, 드립의 미묘함을 1년에 300번 실험할 자신이 없다면 이 정도면 충분히 투자할 만 하지 싶다. 쓰다보니까 나도 사고 싶네.
 


 
돌체 구스토 피콜로
159,500원
1,276


Posted by macrostar_everyb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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