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서 직접 내놓은 케이스의 좋은 점은 아이폰에 정확하게 딱 들어맞고 자체가 얇아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거다. 물론 사람들의 취향은 가지가지라 아예 존재감이 확실한 케이스, 예를 들어 캔디쉘이나 맥풀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오자키처럼 존재감이 거의 없는 타입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애플의 경우엔 얇은데 대신 가죽을 썼다. 그리고 마감이 꽤 훌륭하다.
안 좋은 점은 이게 케이스를 씌우면 잘 안 미끄러지고 이런 점이 좋은 데 이건 원래 아이폰 만큼이나 미끌거린다. 원래 캔디쉘 같은 케이스를 꽤 좋아했기 때문에 그런 점이 살짝 불편했다. 아예 스웨이드 느낌 같은 게 났다면 더 좋아했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홈플러스에서 5천원에 구입한 스펙 케이스를 2년을 쓰다가 어떻게 하다가 잘못 건드려 도저히 쓸 수 없는 지경이 되었는데 아는 분이 (매우 험하게) 쓰던 아이폰 케이스를 얻어 일단 씌워놓고 있다. 이걸 넘겨준 분은 예컨대 1년에 한 두 번은 아이폰 액정을 깨먹는 뭐 그런... 이게 손에 들어온 이후 더 험해졌는데 그러므로 험하게 쓰면 이렇게 된다는 예시 겸 해서 올려본다.
이거다. 내부에는 원래 컬러가 남아있다. 위쪽을 보면 싹 떨어져 나갔는데 지저분해 지길래 뜯어 버린 거다.
손때가 타면 이렇게 된다. 완전 깨끗하게 쓸 자신이 없다면 가능한 어두운 색을 고르는 게 좋을 거 같다. 물론 밝고 환한 색의 매력이란 그런 걸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기 마련이기도 하다.
사이드 부분이 갈색으로 바래는 건 이 케이스 모든 컬러의 공통된 현상인 거 같다. 사실 가죽 제품은 뭐든 손때가 타고 낡기 마련이라 좋은 가죽 제품이란 예쁘게 낡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두께가 있어서 쉬이 안감이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사실 아이폰 케이스라는 걸 오래 써봐야 2년, 3년이니 그런 쪽으로 가지 않고 얇음에 초점을 뒀다.
뜯어지고 보니 안에 약간 물렁한 느낌의 얇고 불투명한 플라스틱이 바디를 이루고 있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 저 소재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보면 진동 변환 부분, 싱크 케이블 부분의 얇은 곳이 두 곳 다 깨져있다.
뭐 여튼 이렇게 된다. 사실 가격도 그렇고 케이스 본연의 임무, 휴대폰의 보호를 생각하면 여러모로 문제가 꽤 많은 케이스이긴 하다. 여튼 그래도 한 번 쓰고 나니 이거 만한 게 또 눈에 안 띄고, 얼마 전 리퍼를 받아서 아이폰 5S를 가능한 몇 년 더 쓸 생각이고, 아이폰 6S가 등장한 마당에 이제와서 쓸만한 5S 케이스는 구하기도 어렵고, 마침 아마존에 기프트 카드 잔액도 있어서 -> 또 같은 걸 주문했다... 하지만 이번엔 빨간 색... 이번 건 나와 새로 시작하는 거니 좀 살살 다뤄서 곱게 낡으면 어떻게 되나 실험해 볼 생각이다. 여력이 된다면 1년 쯤 후에 다시 포스팅을 해보기로 하고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