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KT의 유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리뷰는 아님. 유용한 정보는 없음. 그냥 불만들의 모음.
노트북이 하나 있다. 배터리는 완전 올 아웃이라 어댑터가 없으면 작동이 불가능하고, 커피를 한번 쏟은 적 있는데 다행히 별 이상은 아니었다. 심심할 때 다 뜯어내 멤브레인 시트는 깨끗이 빨아 말리고 기판은 BW-100으로 닦아낸 다음 며칠 말렸다 파워 넣어보니 별일 없이 작동한다.
사실 문제는 이런게 아니다. 이 노트북은 CPU는 펜티엄 4 모바일 프로세서 1.70GHz고 램은 240M, 하드는 20G다. 현역으로 뛸 만한 애가 아니다. 그래도 이걸 버리기도 뭐하고 해서 어차피 블로깅이나 웹서핑 정도만 하니 써볼까 생각을 했다. 노는 놈인데 재미삼아 우분투를 설치해 봤는데 도저히 감당이 안됐다. 기억에 XP를 설치했을 땐 그렇게까지 느리진 않았던거 같았다. 이게 사실 착각이란건 지금 알았지만.
어쨋든 다시 뒤집고 XP를 설치하기로 했다. MS 업데이트의 문제는 선택의 여지를 안준다는 것, 쉴 틈이 없다는 거다. 사양이 무난하기만 해도 상관이 없겠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PC들이 존재한다. 이 정도 노트북이 업데이트에 메달리면 거의 모든 부분이 마비된다. 일단 바이러스 프로그램이 하나는 있어야 겠고, 그래서 avast를 설치하려고 했는데 노트북을 키고, avast 홈페이지까지 가는데 몇 십분은 걸린거 같다. 지 할일만 중요하고 남의 일 따위는 신경도 안쓰는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암초같은 놈이다.
또 하나. 후배랑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이 있는데 안보낸게 잔뜩 있었다. 그거나 보내자 싶어 하나씩 압축했더니 총 용량이 500M를 조금 넘었다. 이건 그래도 집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톱에서 보낸거라 크게 문제는 없었다. 데스크톱 역시 현역에서 은퇴할 레벨이지만 이 노트북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마비되진 않는다. 대용량 메일을 보내는 여러 방법들을 검토하다가 N드라이브, 드롭박스, uCloud를 하나씩 시험해봤다. 그러면서 공유 폴더 기능 같은걸 다들 가지고 있다는걸 알고 노트북에도 설치하면 좀 더 일이 간단해지겠구나 까지 나아가게 되었다.
휴대폰까지 연동되면 더 좋겠지만 KT도 그렇고 네이버도 그렇고, 심지어 드롭박스까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나 신경쓰지 심비안 따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사실 OVI 사이트에 파일 공유 서비스가 있기는 했는데 무척 느린데다가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거의 안쓰고 있었다. 이런 서비스들은 가능하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고,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파일 쉐어 서비스에 대해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 이상한 이야기들이 많다.
거기다 더해 며칠 전에 파일 트랜스퍼 서비스가 사라진다는 이메일까지 날아왔다. 아무도 안만들어줘서 자기가 직접 만들어 뿌려야 되는데 그것마저 접어야 하다니 여튼 노키아 큰일이다.
여하튼 목표는 간단하다. 파일을 어딘가 올리고, 다운받을 수 있는 링크를 보낸다. 집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톱과 노트북 사이에 공용 폴더 같은걸 만들어 왔다갔다 한다.
드롭 박스는 크롬에서 열리길래 제일 먼저 설치했는데 좀 이해가 안가서 금방 지웠다. N드라이브는 수도 없이 설치되는 액티브 X를 꾹참고 다 설치했는데 파일을 그냥 링크로 보낼 수가 없게 되어있다. 링크만 날아가서 그쪽에서 다운받으면 되는걸로 생각했는데 상대편 이메일이 꽉찼다고 전송 실패가 날아왔다.
링크만 보낸거라면 몇 글자 되지도 않는데 전송 실패는 안하지 싶다. 그리고 다 설치하고 난 뒤에도 크롬같은 비IE 브라우저로는 대용량 메일을 보낼 수가 없다. 사실 되는지도 모르겠는데 하여간 복잡하다. 뭘 계속 찾아봐야 하고, 납득이 잘 안가는 설명들을 계속 해독해야 한다.
결국 KT의 유클라우드. 일단 Qook이나 Show를 사용한다면 20G를 무료로 쓸 수 있다는게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난관이 있었다. KT 휴대폰이 있으니 Show 아이디는 있는데 그걸로는 안되고 Qook 아이디가 있어야 된단다. 일단 여기서 크롬을 내리고 IE를 써야된다. 그냥 Show 아이디로 로그인이 되면 좋겠는데 그게 안되니 할 수 없이 Qook에 가서 가입을 해야한다.
보통 이런 패밀리 사이트인 경우에 다른 사이트에서는 약관 동의 정도로 아이디가 만들어지는데 여기는 그런거 없다. 그래서 IE를 가지고 가입하기 버튼을 누른 다음에 Show 아이디를 입력했더니 이미 있는 아이디라 안된다고 함. 주민번호를 입력했더니 가입한 적 없음으로 나옴. 어제 밤이었는데 쇼 고객센터는 업데이트 한다고 닫혀있음. 결국 Show에 로그인한 상태로, Qook에 들어가 가입 버튼을 누르고, 거기서 기존 아이디를 넣어봤더니 OK. 거기다 본인 확인 한다고 휴대폰 인증까지. 여튼 복잡한 절차를 끝내고 가입 성공. 드디어 유클라우드 매니저 설치.
파일이 11M 정도 되는데 한 동안 이상한 짓들을 하고(새로운 폴더가 만들어지거나 하면서 탐색기를 건들여서 그런지 내가 사용하는 데스크톱처럼 어리버리한 놈은 리프레시가 될 때마다 - 개인적으로 XP에서 가끔 화면 전체가 리프레시 되는 경우가는데 그거 정말 싫어한다 - 오른쪽 아래 태스크바에 꼭 있어야 할 아이콘들이 하나씩 없어지기 시작해 결국 껐다가 다시 킴) 나서 결국 설치가 완료. 그래도 이해가 쉬운 편이고(백업할 폴더, PC 두대에서 공유되는 폴더 뭐 이런 식으로 간단히 지정) 업로드도 버벅이지 않아서 그때부터는 오케이.
그 다음 노트북에 유클라우드 설치. 이건 정말 고난과 역경이었다. 좀 이해가 안가는건 어차피 유클라우드 매니저만 다운 받으면 되는건데 왜 그걸 다운 받을 때 사이트에서 로그인해 들어가야 다운이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 설치 - 로그인 이러면 될걸 사이트에서 로그인 - 다운로드 - 설치 - 로그인 이렇게 되어있다. 앞부분 로그인은 필요없는 절차 아닌가. 모르는 사람이 훔쳐갈까봐 그러는건가.
어쨋든 여차저차 설치가 끝났다. 그리고 이 글을 스프링노트에서 작성하고 있는데(윈도우 라이브 라이터는 엄두가 안나서 설치 못하겠다) 이거 쓰는 동안 내내 이 놈의 노트북은 IE를 8로 업데이트 한다고 난리다. 결국 껐다 다시 킨다니 글은 여기까지. 좀 귀찮은 구석들, 번거로운 구석들이 있기는 하지만 가입과 설치의 과정만 참고 지나가면 유클라우드 나름 쓸만해 보인다가 결론이다. 특히 Show를 사용한다면 20G 무료이니 어드밴티지가 좀 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