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문자 메시지(SMS) 전송 용량을 11월 1일부터 국제 표준에 맞게 140byte로 바꾼다고 한다. 140byte는 한글로 치면 70자, 영자로 치면 140자 정도다. KT는 기존에 90byte, SKT나 LG는 80byte 인가 그렇다.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 전에 기억에 떠오르는 게 있으니 짚고 넘어갈 건 짚어보자.
노키아 6210이 처음 들어왔을 때, 이 기계 역시 외국산 기계라 SMS 용량이 국제 표준에 맞게 140byte였다. 아마도 시스템 문제였겠지만 무슨 혜택이라도 주는 듯이 노키아는 기존 SMS 요금을 가지고 140byte를 보낼 수 있다, 뭐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아마 금방 고칠 수 있는거면 고쳤겠지만, 그게 안되니까 가만히 둔 걸 거다.
그러다 문제는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생겼다. 아이폰 역시 국제 표준으로 SMS는 140byte다. 하지만 노키아와는 다르게 아이폰은 예상 가입자 수가 엄청나다. 그렇다면 노키아 때와는 이야기가 다르다. KT는 이 부분을 뜯어 고치기 시작했고 결국 돌아온 건 노키아도 SMS 90byte로 제한이라는 결론이었다. 아이폰 때문에 그때까지 140byte를 보낼 수 있던 노키아의 SMS가 덤탱이를 썼다. 물론 각종 노키아 사용자 커뮤니티 쪽에서는 반발이 강했다.
웃긴게 딱히 시스템 업데이트도 없이 알아서 90byte를 맞춰야 했다(노키아 폰은 어쨋든 SMS는 140byte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전화기에서는 SMS라는데 90byte를 넘으면 MMS로 계산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사용자가 알아서 계산을 해야 했다.
뭐, 넓게 생각해서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 한심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벌어지는 나라인데 이런 건 특별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KT 쪽에서는 시스템 적인 문제로 노키아 사용자가 부당 이득을 누리고 있고 자기들이 손해본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무슨 법 집행 하는 것도 아니고 강제 통고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안되는 거였다. 동의 과정은 커녕, 설명이나 적어도 미안하게 되었다라는 이야기 정도는 할 법도 한데 당시 KT는 무시로 일관했다. 당시 OVI 맵 문제도 그렇고, SMS 문제도 그렇고 설명이라도 들어볼라고 전화나 이메일을 넣어 보고는 했는데 뭐 정겨운 답변이라곤 들어본 기억이 없다.
아마 지금도 KT에서 직원을 하고 있을 게 분명한 당시 고객 무슨 팀장인가가 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 여러 항의 전화에 KT 직원은 '노키아든 아이폰이든 뭐든 앞으로 나올 국내 개통 휴대폰은 앞으로도 국내 표준을 따를 예정이다'라고 이야기 했었다.
그 직원은 요새 밥은 잘 먹고 다니는 지 궁금하다.
어쨋든 당시 문제의 핵심이었던 SMS의 140byte는 이제 해결되었나보다. 잠자고 있는 6210s을 혹시나 깨워서 쓰게 되도 한글 45글자가 넘는 지 고민은 안해도 된다.
뉴스에 의하면 KT 개인Product&Marketing본부 강국현본부장은 “국내 대표 통신사업자로서 고객에게 좀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글로벌표준을 선도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SMS 전송용량을 확대했다”며 “보다 저렴하게 안정적이고 편리한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통해 안부를 전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에 비해 KT의 114 안내 전화 등이 더 친절해 진 점이 있냐 하면 아무리 봐도 그런 거 없다. 여전히 전화를 빙빙 돌리고, 듣기 싫은 이야기 복잡한 이야기 나오면 화내고, 짜증낸다.
맨날 발로 뛴다느니 하는 맘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말고 간곡히 제안하건데 KT는 전화를 받는 모든 직원에 대해, 소비자가 평점을 매길 수 있는 제도를 당장 실시하고 그걸 근무 평정에 반영해라. 욕을 먹는 것도 정도가 있고, 이렇게 몇 년이 쌓이는 걸 방치해 놓고 나몰라라 하는 것도 정도가 있다. 어지간히 좀 해라.
*그래도 SKT나 LG는 이런 것도 안하고 아예 90byte도 아니고, 노키아나 아이폰 들여올 생각도 원래 없었고 하는 회사들이니, 씩씩거리면서도 KT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