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지나가는 곳이 있는데 어느 날 "공공 자전거 대여소 예정지"라는 푯말이 구석에 붙었다. 여기 뭔가 생기는 구나 했는데 또 어느 날 간판이 하나 붙었고, 지금은 거치대가 땅에 박혀 있다. 공사가 착착 진행 중인 듯. 예전에 창원의 공공 자전거 시스템인 누비자를 써본 사용기를 올린 적이 있다(링크). 찾아보니 그게 2011년이었군... 벌써 4년 전이다.
창원은 거의 평지고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는데 큰 도로는 한 차선을 막고 자전거 용으로 내줬고, 작은 도로 옆에도 안전한 루트를 다 만들어 놨다. 위 포스팅의 사진을 참고. 찾아보니까 적자가 누적되어 여러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누비자의 대중 교통 분담률이 꽤 높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고 이게 만들어내는 유무형의 가치들 - 사실 이것들은 돈으로 환원될 수 있다 - 이 있기 때문에 공공 사업을 단순히 자전거 임대 수입과 지출로 환원할 수는 없는 법이다.
여튼 서울시 공공 자전거 이름은 따르릉이다. 요새 따르릉 울리는 벨 소리 거의 없기는 한데 그런 건 뭐...
안내문은 이렇다. 써본 게 창원의 누비자라 비교를 해 보자면 거긴 버스 카드를 가지고 자전거를 빌릴 수 있었는데(또는 번호 입력, 요새 혹시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다) 서울의 따르릉은 버스 카드 및 앱을 가지고 쓸 수 있다. 아무래도 비용이 중요할 텐데 위에 적혀 있듯 1일 천 원, 1주일 3천 원, 1개월 5천 원, 6개월 1만 5천원, 1년 3만원이다. 누비자랑 비슷한 듯. 예컨대 관광객이라면 1주일 3천 원으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으니 (일단 그게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교통비 측면에서는 꽤 많은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거다.
이게 당장 서울 전역에 깔리는 건 아니고 여기(링크)를 가보면 일단 예정지가 나와있다. 4대문 지역을 중심으로 서쪽인 신촌-여의도-상암동 쪽이 먼저 생기는 거 같다. 그리고 성수동이 포함되어 있다. 이색 디자인은 지역 이름이 아니라 설치된 대여소 중 미술관 옆, 공원 옆 등에 이색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대여소를 말한다.
기사(링크)에 의하면 적어도 300m안에 대여소가 적어도 하나는 있게 설치해 4km 이내 정도는 누구나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10월에 본격 런칭을 하는데 이를 앞두고 체험단 모집 등을 하고 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여기(링크)에 가서 읽어보고 신청하면 된다. 12월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만들어지는 건 물론 좋은데 대여소만 설치한다고 다 되는 건 물론 아니고 그 전에 해결해야 할 일이 잔뜩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자전거 도로를 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다. 지금 자전거 도로는 한강 등 아예 떨어진 곳이면 몰라도 시내는 사실 엉망인 곳이 많고 위험한 곳도 많다. 혹시 사고가 났을 때 법적인 문제도 매우 복잡하다. 창원처럼 자동차 도로와 완전히 갈라 놓는 게 최선이긴 한데 이걸 어떻게 할 지 궁금하다. 서울 자전거 종합 홈페이지(링크)에 가보면 계획이 잔뜩 나와있으니 참고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자동차와 사람, 자전거가 같이 공존한다"라는 게 사람들 머리 속에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 꽤 시간이 걸린다. 창원도 그랬던 걸로 아는데 여하튼 위 셋은 서로에게 흉기가 될 수도 있고 목숨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과 공존하는 방법에 대한 법적, 행정적인 대책과 함께 사람들 각자의 훈련도 좀 필요할 거 같다.
PS) 자전거가 설치되었다.
대여소에 중앙 통제 이런 게 있는 건 아니고(창원 누비자는 그렇게 되어 있었다) 자전거 마다 모듈이 붙어있다. 기어는 넥서스 제품. 시마노에서 나온 생활 자전거용 부품일 거다. 자전거는 알톤에서 만들었다. 튼튼하게 생긴 생활 자전거다. 새거라서 깨끗하니 좋군. 앞 바구니에는 신촌, 여의도 지역 공공 자전거 안내 지도, 자전거 우선도로에 대한 설명 등이 들어있다. 이왕 만들어졌으니 잘 사용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