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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나인뮤지스의 경리 포스터 사건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링크) 이와는 다르지만 역시나 뭔가 세상이 이상하게 굴러가고 있는 거 아닌가를 보여주는 사건이길래 한 번 적어 본다.

 

최근 부평에서 일어난 묻지마 폭행 사건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5시쯤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가해자 일당 4명은 근처에 있던 20대 커플을 발견하고 시비를 건 뒤 택시에서 내려 커플을 폭행해 피해자는 각각 갈비뼈와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5주, 3주의 부상을 입었다."는 사건이다.


현재 시점에서 4명 중 2명이 구속되었고 1명은 불구속 입건, 다른 남자 한 명은 쫓고 있다고 한다(링크).


이런 사건은 꽤 흔하고 지은 죄에 따라 제대로 적절한 벌을 받고 가해자가 반성을 하면 별로 문제가 될 게 없다. 문제는 인터넷에 영상이 뜨고(짜증나니까 링크), 사람들이 분개하면서 신상 털기에 나서고, 가해자가 페이스북에 자기 죄에 대한 처벌도 받겠지만 신상 유출 다 고소하겠다는 이야기 등이 나오고, 경찰이 심각한 인권 침해를 우려한다며 이 부분에 수사를 착수했다(링크)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일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물론 네티즌들에 의한 신상 털기는 문제가 너무나 많은 행위다. 비판은 할 수 있되 그런 식으로 반응하는 건 기분은 좀 후련하다 생각할 지 몰라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크게 봤을 때 사회적으로도 좋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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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건에는 경중이 있고 순서가 있는 법이다. 따져 보자면 피해자 구조가 제일 우선이고, 그 다음은 가해자 처벌이다. 하지만 방송에 나온 경찰의 인터뷰는 아주 가관이다(링크). 이 링크의 기사를 보면 경찰은 아래와 같이 말했다.


"가해자들은 시비를 거니까 피해자들 응수하는 과정이었다. 가해자들은 자기도 좀 기분 나쁘게 했다고 하더라. 피해자는 조용하게 가라고 말했다는게 가해자 측은 (느끼는) 표정도 있을 거고 억양도 있었을 것"


"아주 나쁜 애들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술 먹고 그렇게 된 거나. 원인이 술이다. 젊은 애들이 우발적으로 싸운 건데 조금 많이 때렸다.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물품 강취해간 것도 아니고"


이 인터뷰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게 시종일관 가해자의 시각에서 말하고, 가해자를 변호하고 있다. "피해자가 시비를 걸었다, 우발적이다,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다..." 내용이 이런 거 밖에 없다. 대체 경찰이 그것도 방송에서 왜 저런 이야기를 하는 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굳이 시간을 내서 말할 거면 피해자가 어떤 상황이다, 가해자는 어떤 처벌을 받을 거다라고 말하면 충분하다. 게다가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니 = 나쁜 애들은 아니다"라니 이건 황당함의 차원을 넘어서 있다. 저게 과연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 조직에서 나올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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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뭐가 더 있었는데 경찰이 언론에 거짓말로 보도 자제 요청을 했다고 한다(기사 링크). 


즉 맨 위에 링크로만 표시해 놓은 영상에 대해 인천 경찰청이 "부평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측 부모의 영상보도 자제 요청이 있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라고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 기자가 확인해 보니 피해자 측에서 그런 일 없다고 대답.

-> 인천 경찰청 홍보실에서는 피해자가 아니라 피의자 삼촌이라고 대답.

-> 결론은 피해자고 피의자고 아무도 그런 요청 한 적 없다.


경찰의 말로는 이 사건이 크게 확대되자 당황해서 반향을 줄이기 위해 이런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뭐 이런 이야기가 다 있나 싶다... 



뭔가 굉장히 이상한데 여하튼 경찰이 이런 식이니 가해자 신상 털기에 나선 것도 일견 이해는 간다. 그래도 그런 건 안 하는 게 나은 게 쓸데없는 위험 부담을 져야 하고 게다가 자기가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생각지도 못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지금 더 알고 싶은 건 사실 저 경찰이 왜 가해자를 옹호하는지, 혹시나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닌지 언론에 보도를 촉구하거나 경찰서에 항의하는 정도가 적절할 듯 싶다.

Posted by macrostar_everyb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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