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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0시에 태연의 첫 솔로 미니 앨범 I(아이)의 음원이 출시되었다. 함께 뮤직 비디오가 나올 줄 알았는데 12시간이 지난 다음인 오늘 12시에 따로 나왔다. 여하튼 음원은 멜론 진입 1위를 비롯해 수록곡 모두가 상위에 랭크되었다.


곡들은 매우 좋다. 보통 걸그룹 소속으로 활동을 하면서 소속 가수가 솔로 앨범을 내는 경우 기존의 이미지와의 사이에서 복잡한 계산들과 마주치게 된다. 기존 이미지를 고수하면 솔로를 하는 의미가 별로 없고, 또 새롭고 낯선 이미지는 기존 히트의 근원을 흔드는 태도가 되기 때문에 어떻게 될 지 알 수가 없다. 


태연처럼 가창력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고 OST, 유닛 등으로 꾸준히 활동한 경우 가창력 중심의 발라드로 나가면 너무 안전하게 나갔다는 평을 받기 쉽고 이런 경우 솔로 활동으로써 의미도 떨어진다. 게다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원하는, 그러면서도 태도는 어느 정도 보수적인 대중 음악을 듣는 이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단발성 OST 곡이나 피처링하고는 전혀 다른 문제다. 그래서인지 기존 명성에 비해 실패하는 경우가 꽤 많다.


하지만 태연의 이번 음반은 알맞게 새롭고, 자신의 장점도 적극 활용했다. 특히 어제 밤에 앨범을 다운 받은 다음 플레이를 누르고 나서 들려오는 I(아이), U R, 쌍둥이자리로 차례로 이어지는 곡들은 정말 충격적일 만큼 멋있었다. 타이틀 곡의 버벌진트 피처링은 그게 과연 필요한 건가 의문이긴 하지만. 노 피처링 버전을 내 주면 좋을텐데.



그리고 뮤직 비디오가 나왔는데... 


광활한 뉴질랜드의 풍경은 노래의 아련하고 스케일 큰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린다. 하지만 그것 만이었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태연이라는 사람이 그렇게까지 도회적으로 시크한 생김새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2015년의 태연, 최정상 아이돌 8년차의 아우라, 스타일링, 화장 심지어 태도, 표정 등등은 뉴질랜드에서 알바하는 20대 후반생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제목도 "I"라고 붙여 놓고선.


물론 태연이 비슷한 나이 또래에게 하는 이야기일 수는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연기를 할 거 였다면 스타일링이라도 꽤 많이 뜯어 고쳐야 하지 않았을까. 그 사이의 갭이 만들어 내는 위화감이 너무 크다. 그리고 알바 때려치우더니 비엠더블유 컨버터블을 타고 해안 도로를 냅다 달리는 것도 앞 부분 알바 시절 모습의 위화감 생성에 한 몫을 한다.


곡에서는 가창력 좋은 걸그룹 출신 솔로로써 발라드라는 전형성에 무너지지 않고 자기 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해 놓고는, 뮤비에서는 자아를 찾는 소녀의 이야기를 알바하다 때려치는 모습으로 형상화한 기존의 꽤나 뻔한 전형성에 고스란히 무너졌다. 뭐 나쁘다기 보다는 약간 아깝다. 최정상에 올라있는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멋짐", 그리고 그걸 가지고 세상을 압도하는 모습을 더 강조했으면 했는데. 태연인데, 그래도 되잖아.


어쨌든 케이팝 걸그룹 씬의 팬의 한 명으로써 이런 앨범을 듣게 되다니 즐겁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보람이 있다.

Posted by macrostar_everyb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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