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자전거를 탔다. 집에서 서울숲까지 40km 정도. 20km에 한 시간 씩 2시간 거리이고 작년만 해도 논스톱으로 가서 서울숲 미니스톱에서 뭐 좀 먹고 드러누워 있다가 돌아오곤 했는데 간만에 멀리 나갔더니 너무 힘들어서 가는 동안 3번 씩 쉬고 그랬다.
전에 갈 때는 3번이라고 적혀있는 곳 근처 자전거 도로가 공사중이라 약간 돌아가야 했는데 이번에 가보니 정비가 끝나있다. 중랑천 자전거 도로는 동부 간선 도로랑 너무 가깝게 붙어 있어서 시끄럽기도 하고 밤에 지나가면 자동차 라이트에 눈이 부시고 그러는데 적어도 저 부분은 꽤 분리되어 있어서 좋다. 천 쪽에 가능한 붙어 있는 게 냄새는 좀 나도 뭔가 분리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응봉산 건너편에는 억새도 잔뜩 있다. 위 지도에서 47이라고 적혀 있는 곳에서 61이라고 적혀 있는 곳 너머까지가 중랑천 길에서는 제일 좋다. 찻길은 멀고, 자전거 길은 좁고, 풀은 많고, 멀리 천이 있는 곳을 멍하니 지나가다가 문득 동호 대교가 멀리 보이기 시작하고 갑자기 한강이 확 펼쳐진다. 다만 요 며칠 갑자기 따뜻해지는 바람에 벌레가 너무 많았음... 하지만 벌레가 없었다면 추웠겠지.
자전거는 종종 타기는 했는데 분해 청소를 너무 안해서 사방이 녹슬어 있다. 사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타이어가 지금 엉망진창으로 삭아있다. 교체할 때가 되었는데 이게 타이밍이 애매하다. 지금 바꾸면 몇 번 못타고 겨울이다. 작년에 겨울 라이딩을 시도해 봤는데 한국의 겨울은 결코 자전거 라이딩을 권유할 만한 시기가 아니다. 바람은 지독하게도 불고, 눈길은 무섭게 미끄럽고, 손발은 꽁꽁 언다. 극기, 사서 고생, 득도 아니곤 아무런 의미가 없다. 뭐 굳이 타겠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즉 타이어 교체를 해 봐야 금방 시즌 오프고 봄이나 되야 써먹을 수 있다. 그러느니 봄에 타이어를 바꾸는 게 낫다. 이 문제(혹은 핑계)로 최근 라이딩을 줄이게 된 거긴 한데...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서울숲 한강 공원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한강에 가면 즉석 라면을 먹어야 하는데... 딴 거 먹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