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이경규 마리텔 낚시편을 봤다. 저번에 개편도 봤는데... 오랜 예능팬으로서 나름 충격적인 방송이었다. 저런 식으로 뛰어 넘어버리는 구나... 싶었던. 지금까지 여기 나왔던 다른 예능인들이 왜 실패했는지 그냥 한 눈에 보여준다. 하지만 그 분들 대부분은 아마 이경규와 똑같은 걸 똑같이 했어도 실패했을 거다. 솔직히 클래스가 다르고 자기 예능의 장점이 무엇인지 단점이 무엇인지, 뭘 해야 하는지를 너무도 잘 파악하고 있다.
대충 보자면 : 개편과 낚시편은 똑같이 세 블록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해야 할 것(개 분양, 물고기 잡기) - 하고 싶은 것(개와 놀기, 낚시 하기) - 채팅방과의 소통 이렇게 나눈 다음에 셋을 계속 회전 시킨다. 그리고 이 블록들과 사이의 텀을 적절한 수다로 꽉 채운다. 수다는 크게 흥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라앉지도 않고 약간 업 된 예능형 템포로 쭉 나아간다. 3시간을 비슷한 텐션으로 유지한다.
그냥 개랑 놀다가 드러눕고, 낚시하다가 드러눕는 걸로 보이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보는 사람을 한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주욱 밀고 나가는 텐션이란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끝나는 지점도 기가 막힌데 개편에서는 방송의 표면적 목적, 개 분양이 누구에게 가는가를 본방에 넘겨서 방송으로 확인하게 만든다. 낚시편은 이런 부분이 좀 더 드러나는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입수 공약을 시행하는데 막판에 타이밍을 재더니 3시간 딱 되는 지점에 뛰어든다. 하일라이트인 입수의 모습은 라이브 방에서는 볼 수 없었고 역시 본방으로 확인하게 만든다.
채팅창, 방송 시청자, 자기가 하고 싶은 거, 자신의 방송 어느 것도 놓치지 않는다.
사실 마리텔에서 대부분의 예능인들이 실패한 이유는 초보의 신선함이 이 방송을 휘어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테랑 예능인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어떤 방송에 들어갈 때 어떤 식으로 전략을 짜는가 라는 걸 너무나 명확하게 보여줬다.
2. 걸그룹으로 배우는 인생 :
걸그룹 리얼 예능이 두 가지가 동시에 방송중이다. 한동안 유행하다가 맥이 끊겼고, 그러다가 쇼타임 에이핑크, 씨스타로 슬슬 살아나더니 다시 걸그룹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방송이 살아났다. 사실 요새 시청률이면 팬덤이 큰 그룹만 잡아도 평타는 칠 수 있지 않나 싶다. 이걸 가지고 무슨 예능의 획을 긋는다든가, 시청률 10%를 달성한다든가 하는 생각은 아무도 안 할테고 요지는 마케팅, 바이럴과 연결시키는 거 정도가 아닐까 싶다.
여튼 이상한 나라의 러블리즈와 트와이스의 우아한 사생활이 방송 중인데 거의 끝나간다. 어제 트위터에 잠깐 끄적거렸지만 이 둘 중 그나마 전자는 좀 보겠는데 후자는 개인적으로 보기가 좀 어렵다. 둘 다 열심히 하는 티가 너무 나는 문제가 있는데(이 한 몸 다 바치겠습니다!) 이런 티가 너무 나면 화면이 부담스러워진다.
이런 류 예능이 재미있으려면 그런 티를 안내는 기술이 좋은 것 또는 될대로 되라 또는 열심히 하고 싶은데 방법을 아예 모르는 경우.. 등등이 있다. 신인의 경우 처음은 어렵고 뒤 둘 중 하나인데 가운데는 훈련 받은 아이돌의 경우 잘 안 나온다. 물론 이런 쪽이 작두를 타면 아주 굉장한 게 나오긴 한다.
트와이스는 티가 나는 쪽이고 러블리즈는 열심히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할 줄을 모르는 쪽이다. 그래서 그나마 후자 쪽이 볼 수는 있는 거 같다. 러블은 어떻게 저런 사람들만 다 모아 놨는지 신기한데 이런 팀은 결국 꾸준한 팬덤 구축으로 가야 한다. 실수가 없고 콘셉트를 잘 유지한다면 2, 3년 후 쯤엔 팬덤과 함께 아주 튼튼해져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길고 멀리 봐야 하는 타입이다.
재밌는 건 지수를 취급하는 방식인데 러블리즈는 표면에 드러내고 멤버들 사이, 팬덤과의 사이를 돈독하게 하는 데 사용한다. 이런 경우 뭐 하는 지는 알겠는데 보기는 좀 부담스럽다. 그래도 열혈 팬덤의 기초가 되는 일이므로 이 정도는 방송에서 나와도 용인이 가능하다.
아주 다른 방식으로 레이디스 코드가 있다. 사실 예능감은 이쪽이 훨씬 더 있는데 나갈 자리가 없는... 여튼 레코는 비극적 사건에 대해 멤버도 팬들도 일단은 모른 척 한다. 물론 그 사실이 있다는 걸 누구나 알고 이미 공유되어 있다. 예컨대 V앱에서 각자 숙소방 소개를 하면서 함께 찍은 사진이에요라고 말하면서 스윽 지나가지만 다섯 명이 보이는 식이다.
이런 경우는 기존 팬덤을 튼튼히 하기엔 좋은데 새로운 팬이 들어갈 때 허들이 꽤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기존에 공유되고 있는 기억과 감정이 너무 특수하기 때문이다. 이걸 어떤 식으로 극복해 낼 지, 그 모습을 볼 수는 있을지 궁금하다. 결국은 좀 더 밝게 가는 데에 무슨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은 회사의 전략도 있지만 이런 데서는 개인이 살짝이라도 드러나므로 각자의 성향과 스킬이 더 두드러지게 보인다. 혹시나 거기까지 훈련되어 있다면 그도 그 나름대로 굉장한 거다. 아이돌 그룹은 결국은 팬을 모으는 능력,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능력에 달려 있는 거다. 노래 실력이나 댄스 실력, 예능 실력은 그걸 위한 재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