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세간의 화제였던 FNC 엔터테인먼트의 미공개정보 주식 거래 사건은 정용화 무혐의, 이종현 약식 기소에 과징금 2천만원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소속사에서는 이에대한 보도 자료를 내놨다.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사실 소속사 대표의 블록딜 거래가 무혐의 처분이 되었었다는 과거도 있었고... 참고로 주식 거래는 시장 참여자들끼리 하는 거다. 그러니까 누군가와 기관 투자자가 돈을 벌었다면 누군가는 돈을 잃은 거다. 대부분은 "정보"에 어두운 개인 투자자들이다. 이게 공정한 게임이라면 물론 상관이 없다. 공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를 막아 놓는 거다.
뭐 그렇다고 해도 세상에는 여러가지 "우연"이 겹칠 수도 있다고 하니 그려려니 해야지 뭐... 여하튼 이번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이 났으니 딱히 할 말은 없다. 다만 보도 자료를 읽다보니 재밌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몇 있어서 잠시 언급해 본다. 보도 자료 전문은 위 링크에서 볼 수 있고 아래는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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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주식을 구입한 돈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스톡옵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세히 읽지 않으면 스톡옵션으로 주식이 생긴 거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다. "스톡옵션과 유사한 형태의 인센티브"로, 받은 건 주식이 아니라 돈이다.
스톡옵션이란 미리 가격을 정해놓고 그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지금 100원인 게 얼마 있다가 1000원이 되는데 100원에 살 수 있도록 미리 계약을 해 놓는거다. 1000원짜리를 100원에 살 수 있으니 이익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잡아두고 싶은 사람에게 스톡옵션의 권리를 주는 식으로 미래 가치를 보장하는 방식을 많이 쓴다.
그런데 말했듯 이건 스톡옵션이 아니라서 권리도 아니고 주식도 아니다. "유사한 인센티브"라는 게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여튼 기사에 의하면 돈이다. 그리고 그 돈으로 모친이 7월에 주식을 구입하게 된다.
2월부터 7월까지 5개월의 텀이 있으니 사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는 없다. 2주 사이에 4억이 6억이 되기도 하는데 5개월은 20주나 되니까 춤을 춰도 훨씬 많이 췄을 거다. 여튼 위 보도 자료에 의하면 그 돈은 가만히 있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사실 스톡옵션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었다. 저 정도 연예인이면 4억 정도야 당연히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사에서라면 몰라도 출처가 그렇게 중요한 정보가 아니다.
그렇다면 대체 스톡옵션 이야기를 왜 넣은 걸까.
2. 여튼 4억원 정도의 현금이 있었고 그걸 5개월간 가지고 있다가 7월에 주식 투자를 하게 된다. 이 부분은... 나름 굉장한데 여튼 위 보도 자료에 기반해 팩트만 정리해 보면 : 주식투자의 경험이 없는 정용화의 모친이 아무런 정보도 없이 7월 초에 갑자기 4억 원으로 한 회사의 주식을 매수했고, 너무 올랐길래 2주 후에 매도했다.
주식을 해본 분들은 알겠지만 왠만한 전문 투자자가 아니면 큰 돈을 넣는 것도 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투자에 특화된 아주 특출한 존재가 아닌 한 어지간한 훈련을 해도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막 올라도 함부로 빼기가 쉽지 않다. 언제가 단기 최상점인지 아무도 모르고 내일이면 훨씬 더 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몇 백 만원 정도가 한 두 시간 사이에 그냥 사라졌다 늘어났다가 한다. 그것도 따지고 보면 남의 돈이다. 괜히 4억 씩이나 맘대로 투자했다가 혹시 손해라도 보면 정말 큰일이다.
여튼 뭐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거고 저 2주간의 움직임을 보면 구매 타이밍의 굉장한 운 뿐만 아니라 빠질 때의 과감한 결단력을 한데 가지신 분인가 보다...라고 생각해 볼 뿐이다. 아주 아주 존경스럽다는 이야기니까 혹시나 오해는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