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핑이 티저를 냈고 사실 오늘 밤에 음원 출시 브이앱 라이브를 하고 날이 넘어가는 0시에 발표다. 활동도 하지 않는 곡인데(아마도) 꽤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의 부진(까진 아니지만) 을 만회해야겠지. 어쨌든 12시간 후면 새 앨범이 나오는데 티저 이야기나 하고 있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 몇 가지가 있어서.
- 이 티저를 보고 꽤 신박하다고 생각했는데 : 매번 하는 형식적인 절차라면 그냥 구태의연하게 넘어가는 것보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리도 잘 안들리는 티저라니 재밌잖아.
- 팬덤 쪽에서 반응은 영 별로였던 거 같은데 이유는 음악 티저인데 소리가 안 들리기 때문. 정말 티저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리를 증폭시킨 버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 그러고 나서 ASMR이라는 게 인터넷 BJ들이 많이 하던 거라는 걸 알게 되었다. 즉 인터넷 개인 방송의 양식이고 새롭다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건 아니었다. 생각해 보니까 예전에 서유리가 혼자 하던 방송이 있는데(서유리를 응원하지만 민망해서 도저히 보기가 힘들었던) 그게 딱 이런 스타일로 이어폰을 끼고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 타입이었다. 그리고 찾아보니까 엠넷에서는 이미 리릭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그룹의 멤버가 가사를 속삭이며 낭독하는 채널을 운영중이었다.
- 결국 새로워서 좋다고 생각했던 건 단지 세상 돌아가는 걸 몰랐기 때문인 걸로...
- 그럼에도 이 티저는 여전히 괜찮다고 생각하는 게 이 방식이 위 영상의 분위기와 티저라는 형식에 꽤 적합하기 때문이다. 즉 전반적으로 일체화를 이뤄냈다.
- 인터넷 방송에서 사용되는 방식을 방송에서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로만 가지고 평가절하 하는 건 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건 어떻게 운용하고 사용하느냐 하는 문제다. 모 인터넷 언론에서 AV 커버를 직접 차용해 사용하는 등의 이야기와는 다르다.
- 이 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참 여전히 에이핑크를 잘 모르고 / 동시에 팬덤이 아닌 대중들도 에이핑크를 잘 모르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게 에핑이 현재 가지고 있는 한계이자 문제점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 티저와 별개로 : 모든 그룹이 이상적인 어떤 모습을 향해 돌진하는 상황을 그다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튼튼한 자기의 논리를 가지고 자기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 그게 목표인 게 옳고 평가는 그러므로 완성도에 달려있다 / 물론 이건 구축하려는 자기의 세계에 문제가 없을 때의 이야기다 / 이런 점에서 브레이브 걸스 같은 그룹을 좀 아쉽게 생각하는 거다 /
- 이 방식이 티저와 어울린다는 평가와는 별개로 : 이런 노래가 있었는데 왜 "내가 설렐 수 있게" 같은 곡으로 컴백했는지 궁금하다. 내설수는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닌데 결정적으로 풀 앨범 안에서 이 곡 혼자 줄거리에서 벗어나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러므로 혼자 분위기가 다르다.
콘서트 중심으로 활동을 하려고 하면서(정규 앨범의 전체 줄거리가 갖춰져 있어야 콘서트에 적합하다 한 번만 할 게 아니면 이건 점점 중요해 진다) + 동시에 기존처럼 방송에서 싱글 곡 중심의 활동을 병행하려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닐까. 연속으로 발매한 정규 앨범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이 말은 시즌 콘서트가 중심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이야기가 좀 꼬인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규반에 맞춰 에이핑크 2016, 에이핑크 2017 이런 식으로 콘서트가 진행되고 또한 순회 공연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므로 여기엔 약간 딜레마가 있는데 콘서트를 오는 건 팬 -> 팬을 모으려면 인기가 있어야 한다 -> 인기가 있으려면 차트 상위권을 차지할 싱글 중심의 곡이 중요하다 -> 전체 콘셉트만 가지고 부족해 보이니 튀는 곡이 필요하다 -> 인기를 얻어 콘서트를 하려니 튀는 곡이 들어 있어서 뭔가 어긋난다... 이런 순환.
- 그러므로 이는 아이돌 문화, 팬덤 문화, 공연 관람 문화 등등이 다 같이 지금 현재보다 진일보해야 해결된다.
- 어쨌든 음원 차트 / 음방 차트용 음악은 달라야 한다는 기존 관념을 버리고 전체 콘셉트의 완연한 일치와 이 줄기에서 나온 타이틀 곡이 선정 되고 이게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게 되면 그게 에이핑크가 그룹으로써 한 단계 발전하는 지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미묘한 불일치를 잘 해결해 보길 진심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