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빈 집이 언제 어디에 있겠느냐만 보통 1월은 조용히 지나가는 게 보통이었는데 2017년 새해의 1월은 여러 컴백들이 예정되어 있다. 그 중에서 1월 2일 첫 타자로 AOA가 정규 1집, 더블 타이틀로 컴백했다. 하지만 이 음반을 둘러싼 안과 밖이 총체적으로 난국이다. 뭐 떠오르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생각나는 데로 두서없이 떠들어 본다.




그나마 순위가 높은 Excuse Me 티저 이미지.



굿 럭 컴백 때의 사건 이야기는 좀 아래에서 하고, 굿 럭은 소위 긴또깡 사건과 함께 빠르게 음반 활동을 접은 문제가 있긴 했지만 사실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리워지기 시작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섹시 노선을 걷던 AOA는 타이틀 곡의 작곡가를 바꿨지만 세대 교체의 와중에 새로운 팬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 팬들에게 반 발이라도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동어 반복만 보여줬다. 사실 여러 사건에 겹쳐 그 문제가 묻혔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야심차게 내 놓은 정규 음반, 게다가 더블 타이틀인 이 음반은 그 문제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하던 걸 반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설현은 물론이고 지민과 초아까지 범 대중적인 스타는 물론이고 음악 활동도 나름 활발하게 하고 있는 그룹인데 왜 이런 결과물을 내놓은 건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대표라는 분은 꼬박꼬박 작곡진에 이름을 집어넣고 있고... 풀 앨범이라고 할 지라도 한 곡에 집중해서 제대로 뭔가 보여줘도 작금의 세대 교체의 시기에 제자리 걸음이라도 할 수 있을까 말까인데 대책없이 일만 크게 벌려 놨다. 



여기까지는 기획, 회사, 그룹의 문제이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아무리 곡이 별로라고 해도 AOA는 탑 티어의 걸 그룹 중 하나고 팬덤이 부족하다고 해도 꽤 탄탄한 대중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다시피 그게 다 깨졌다. AOA 정도의 네임 밸류면 적어도 진입 순위에서 10위권, 잘 하면 8, 9위 정도라도 해야 말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다시피 타이틀 곡 두 곡은 40위 권, 50위 권으로 출발했고 심지어 새벽에 차트 아웃이 되기도 했다. 즉 AOA가 어떤 음악을 하는 지 기대하는 사람은 커녕 기대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왜 이렇게 되었냐 생각해 보면 물론 세대 교체가 가장 크다. 2009년에 시작된 한 텀은 2015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새로운 그룹들로 대체되고 있다. 그러므로 2014년 즈음부터 절정을 찍은 그룹들은 여기서 한 단계 위로 올라가 예전보다 성적은 좀 나오지 않아도 "그래도 음악은 여전히 좋다"는 이야기를 듣든지, 아니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이제 각자도생 해 '연예인'의 삶으로 가게 될 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굿 럭 때의 사건이 있었다. 이건 좀 이야기가 복잡하다. AOA를 비롯해 비슷한 사건으로 세대 교체를 가속화 한 그룹들이 있다. 걸스데이는 태도 논란에 휘말렸고, EXID는 열애설과 역시 예능에서의 태도 논란에 휘말렸다. 하나 같이 이런 식이다. 혹시나 저런 생각을 하는 그룹은 이 사회에 없는 게 낫다 정도의 정말 반사회적인 일이면 몰라도 그냥 잘 좀 하지 - 해당 그룹은 다음부터는 잘 하자 차원 정도면 되는 일을 가지고(반복되면 또 몰라도) 뭔 세상 역적을 만난 거 처럼 난리가 난다. 


이렇게 흘러가니 앞으로 나오는 팀들은 더 조심할 수 밖에 없다. 대중이 스스로 걸 그룹의 자율성을 억압하고 있다. 그냥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을 뿐이다. 세대 교체는 새로 유입되는 팬 층도 물론 있지만 아직 하고 싶은 말도 행동도 맘대로 못하고 기획사의 총체적 통제 하에 있는 쪽으로 흘러가서 듣고 싶은 이야기나 들으며 오구오구나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거기서도 또 무슨 일 하나 터지면 국민 스포츠처럼 별 이상한 소리를 다 하면서 과대 뉴스로 포장될 거다.


결국 이 이야기는 걸 그룹이란 그냥 오구오구로 소비하다가 트집 걸 일 생기면 총체적 공격으로 자기 스트레스 푸는 데나 소비되는 그런 존재로 작동하고 있을 뿐이라는 뜻이다. 아무도 이들이 어떤 음악을 내는 지, 어떻게 음악인으로써 미래를 개척해 가는 지 관심이 없다.


그룹은 롱런을 하는 게 가치가 있다. 물론 탑을 찍을 때도 있겠지만 서서히 내려가기도 하고, 그럼에도 자신들의 컨셉트 아래에서 새로운 곡을 내놓고 이걸 보고 들으며 발전과 세상의 틈새 사이에서 살아남는 법을 보여주고 또한 이런 게 귀감이 되어서 새로 등장하는 그룹들에게 저렇게 하면 예능 나가서 이상한 꼴 당하지 않고, 음악을 하면서 살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다. 그렇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들로 소비할 생각도 없으면서 아이돌이 음악을 망친다고 투덜거리기나 한다. 


위 사건의 와중에도 잘못된 태도를 비하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런 거 가지고 이 난리라니 걸 그룹이 봉이냐고 항변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이들의 음악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냥 무난하게 들을 수 있고 시간을 떼울 수 있는 그 어떤 것이 필요할 뿐이고 이왕이면 예쁘고 귀여운 애... 정도인 거 같다. 여튼 이번 컴백이 보여준 기획사의 무능과 함께 적나라한 현 시장 상황의 모습은 이 쪽을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는 팬 중 하나로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렇게 흘러가면 과연 걸스데이는 컴백을 할 수나 있을까 모르겠네.

Posted by macrostar_everybo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