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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C가 도깨비라는 곡으로 컴백을 했다. 이번 주에도 꽤 많은 팀과 솔로가 컴백 혹은 데뷔를 하고 있고 그 중엔 소위 중량급의 타자들도 많은데(예컨대 수지, 서현) 이 곡이 꽤 재미있다.
일단 이 곡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자면 CLC가 소위 쎈 콘셉트로 완전히 캐릭터를 바꿔버렸는데 그럭저럭 잘 어울린다. 기존 걸 그룹의 느낌이 살짝 남아있는 게 묘한 갭을 만들면서 그것도 나름 재미가 있다.
현아, 포미닛의 냄새가 너무 많이 나긴 하는데(작사와 스타일링 등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그걸 보면서 포미닛 재탕이라고 하는 건 사실 너무 팔자 좋은 소리로 들린다. 요즘 같은 대 경쟁의 시기에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것보다야 뭐라도 따라할 게 있으면 따라하는 게 낫다. 게다가 포미닛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어차피 큐브니까 딱히 큰 문제는 없다. 위에서 말했듯 비슷한 노래이긴 하지만 다른 느낌이 난다. 현아 같은 굉장한 타입이 인물도 없고 포미닛 특유의 살짝 무거운 느낌도 없다. 대신 약간 더 밝고, 톤이 높다. 여튼 다른 그룹이다.
그리고 걸 그룹 7년 주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제 막 데뷔한 청순, 소녀소녀에서 걸 크러시 추후 섹시 코드로 흘러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전 7년 텀(2009~2015)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걸 이미 겪었다는 거다. 그때보다 회사도 멤버도 더 정교해졌고 더 전략적이 되었다. 그러므로 올해 안에 이 모든 게 다 찾아올 가능성도 높다는 생각이 든다. 여튼 꽃길이니 소녀니 하는 이야기 천지인 판에 이런 곡에 이런 화장에 이런 스타일링이라니 뭐 훌륭하고 과감하다. 곡도 나름 잘 나왔다.
그렇다고 문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콘셉트가 바뀌면서 멤버들 사이에도 일희일비가 있다. 이 전 콘셉트가 그룹 이름은 크리스탈 클리어로 '수정처럼 맑게'였고 멤버별로 과일 캐릭터 같은 아기자기한 것들이 있었는데 그런 거 다 날아갔다. 결국 누구는 확 살아나고 누구는 확 죽는 거다. 일단 래퍼 장예은이 뮤비를 봐도 정말 확 살아났다. 자신감이 넘치고 그만큼 매력을 뿜어 낸다. 하지만 랩을 너무 현아처럼 하고 있다. 비슷한 노래라지만 CLC만의 색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조금 더 자기 걸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권은빈 - 최유진이 있다. 이게 문제인데... 둘 다 정말 손색 없는 아이돌 포텐인데 이 둘을 함께 살리는 길이 과연 무엇일까, 존재하긴 할까 싶을 정도로 뭔가 이질적이다. 권은빈은 아니야에서는 뭔가 안 어울렸는데 도깨비에서는 롤이 많진 않아도 언제나 거기 있었던 듯이 잘 어울린다.
최유진은 이전 콘셉트에서는 CLC 중에서 거의 원탑의 느낌이었다면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뭔가 이상해져 버렸다. 사실 뮤비에서의 비쥬얼 측면에서 보자면 철사가 줄줄 감긴 야구 방망이를 든 모습이 좀 어색하지만(전혀 뭔가 내려칠 기세가 아니다) 그래도 그 정도 했으면 됐다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쎈 콘셉트여도 누군가 그 틈에서 방긋방긋 웃고 있으면 그것도 나름 갭을 만들어 내는 거고 그런 게 CLC 특유의 색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제 컴백 V앱을 좀 봤는데 이 분은 기본적으로 치고 나오는 타입이 아니고 심지어 말도 잘 안 하고 웃는 거 마저 소극적이다.
만약에 순수 콘셉트로 계속 갔어도 요새는 무대에서의 순수와 평상시의 왈가닥 사이의 갭을 가지고 노는 걸 그룹이 많아서 여튼 연예인스러움이 필요하다. 근데 이제 CLC의 콘셉트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나아가 버렸고 그러므로 좀 더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무엇인가가 더욱 필요해졌다. 성격이 그렇다고 이런 콘셉트를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재밌고 편하잖아. 부디 최유진이 CLC 안에서 해답을 찾아냈으면 좋겠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회사, 큐브에 있다. 사실 CLC의 과거를 되짚어 보면 뭔가 반응이 오려고 하면 찬물을 끼얹고, 뒤집어 버리는 일을 바로 회사가 반복하고 있다. 게다가 어떤 로드맵 아래에서 지금 꽉 차보이는 시장 상황에서 빈틈과 정곡을 찔러 자리를 잡는 게 아니라 그저 우왕좌왕을 반복하고 있다. 처음에 최유진 그러다가 오승희 이 전에는 권은빈 식으로 그저 이슈에 따라 그룹을 움직이고 뭔가 적극적으로 팬들을 끌고 나가는 것고 기다리는 것도 없다. 지금 분위기로는 이러다가 '어떻게' 떠서 상황이 반전되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 거 같다. 그런 점에서 이번처럼 콘셉트 변신이라는 적극성을 보이니 그래도 뭔가 하려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차트에서의 반응은 아직 영 별로긴 하지만 여튼 CLC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멤버 재편성의 의미가 빛을 발할 때고 기존 멤버들도 과거를 던지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때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활동에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