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강타의 별이 빛나는 밤에 라디오에 에이핑크가 나온 걸 들은 적 있다. 그걸 듣다 보니 이제는 음악 방송 대기실에서 후배가 선배 찾아다니며 인사 다니는 게 없어졌다고 한다. 


평소에 연예인이 굳이 방송 같은 데서 90도 인사 이야기 같은 걸 하는 모습을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바쁜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특히 요새 분위기 보면 새벽에 음방 리허설 하고 끝나면 또 빠져 나와 다른 스케줄하고 다시 돌아가 본방 뛰고 하는 모습을 툭하면 볼 수 있다. 활동 시작하면 몇 주째 2, 3시간 씩 자고 있다니 하는 이야기도 툭하면 들린다. 그만큼 일이 촘촘하게 들어섰다. 일주일에 10시간 내외로 자고 있다면 그 상황에서 중요한 건 당연히 인사가 아니라 휴식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불필요하고 비능률적이고 심지어 해도 되는 권위주의가 가득 들어차 있다. 그런 권위주의를 가능한 타파해 내는 게 아마 지금 세대의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인사가 좋은 점도 있을 것이다. 같은 업종에 있어서 그런 기회를 통해 친해질 수 있다면 나쁠 게 뭐 있나. 오면 좋고 아니면 그냥 바쁜가 보다 하고 말면 된다. 일률적으로 그러고 다닐 이유도, 하나 하나 쫓아다니며 이유를 캐물을 이유도 없다.


여튼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은근 보수적인 방송계, 연예계의 모습이 그대로 비춰지는 게 좋을 일이 하나도 없다. 특히나 많은 이들에게 노출되는 직업이고 그러므로 사회가 나아가는 데 방해만 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래도 누군가 저 고리를 끊어 냈구나 세상 어딘가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구나 하면서 조금은 기뻐했다.


연예인 생활을 거의 20년을 한 강타도 저 이야기를 듣고 나름 놀란 듯 했지만 그들만의 시대가 있고 상황이 있는 거니 너무 서운해 하지 말자고 나름 멋지게 대답을 했다. 저런 이야기를 듣고 아니 예전에는 어쩌고 하는 연예인도 분명히 있을텐데 적어도 세상 돌아가는 걸 파악하고 있고 따라가고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답이다.


시작 시간 설정해서 임베드가 안되네... 아래 영상에서 10분 30초부터 보면 된다.



어쨌든 이러고 있었는데 며칠 전 10주년 활동을 하고 있는 모 멤버가 10주년 축하 인사를 찾아온 후배가 "유일하게" 엑소 밖에 없다고 SNS를 올렸다는 이야기를 봤다. 뭐 보란듯한 이야기였고 바로 다음날 축하 인사하러 찾아가는 후배들의 모습이 여기저기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시대를 거스르는 연어와 같은 도도한 모습도 재미있지만 잠깐 찾아본 옹호하는 이들의 반응도 흥미로웠다. 즉 인사를 갔으면 저런 이야기를 안 올렸을 거 아니냐, 인사를 안 갔다니 놀랍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다. 맨 위에서 말했듯 연예인의 모습은 이렇게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아마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의 자리에서 비슷한 걸 재현하고 있을 거라는 걸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보다시피 불필요한 관습을 없애는 데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유가 어찌되었든(누가 짐을 졌든, 너무나 바빠서든) 겨우겨우 성공해 냈지만 이렇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건 한 순간이고 너무나 쉽다. 분명한 건 저런 사람이 있더라도 거대하게 움직이는 세상의 모습은 아마도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기대 같은 건 있다는 거다. 


뭐 나치 깃발이 나부끼는 버지니아 주의 극우파 시위 모습을 오늘 보면서 이성의 사회가 무너지고 과거의 악습으로 되돌아가는 건 정말 한 순간 이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해버렸지만 말이다. 누군가 되돌리려는 사람이 있어도 그런 반동을 이겨내며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는 게 또 인간의 삶 아닐까... 여전히 생각한다.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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