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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아이가 완전체 활동을 마치고 유닛 활동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면서 "내재"되어 있던 각 멤버의 걸 그룹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전 포스팅(링크)에서도 말한 적이 있지만 다이아는 활동을 시작했고, 구구단(젤리피쉬)도 데뷔 스케줄을 공개했다.


아이오아이는 여하튼 국내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시도되는 타입의 걸 그룹이다. 101명 중 선발에 의해 11명 그룹이 만들어졌고, 멤버들은 소속사가 각각 다르고, 1년 활동이 예정되어 있고, 그 중에 완전체 활동은 두 번이다. 모든 게 임시적이고 모든 게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거대한 팬덤이 방송으로 만들어져 버렸다. 그러므로 이 그룹을 바라보는 사람들 그리고 그리고 그룹의 멤버들까지도 자체 딜레마가 만들어내는 복잡한 계산에 빠져있다.


우선 아이오아이의 장점은 수많은 기획사의 연습생들을 수면으로 꺼냈다는 점이다. 정상 궤도를 밟았다면 EXID나 여자친구 같은 우연의 사건을 기다리면서 차트 진입과 방송 노출 같은 기초적인 사항에서 울고 웃는 시절을 한참 동안 보내야 했겠지만 여하튼 아이오아이 11명은 물론이고 지금 음악의 신에 출연하고 있는 2+2+1명, 솔로 데뷔한 1명과 솔로 데뷔 예정인 몇 명 등을 대중의 가시권 아래에 들게했다. 이거야 말로 방송의 힘이다. 물론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이라 여기에 속하지 않은 또 많은 연습생들과 이미 데뷔를 해 활동을 하는 중에 아이오아이를 만난 그룹들은 이 거대한 벽을 어떻게 뚫고 올라가야 할지 걱정이 태산같은 거다.


어쨌든 우선 아이오아이 팬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이 그룹의 팬이 이 멤버들을 뽑은 이유는 이들이 앞으로 갈 길이 막막하다는 걸 이해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 선발된 그룹이라는 기회를 만들어 내기 위해 애쓴 결과다. 방송 중간에 데뷔가 확정되었다고 발표한 CLC - 권은빈의 순위가 순식간에 하락한 건 시청자들이 딱히 도움을 안 줘도 권은빈은 데뷔를 하겠구나 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어차피 데뷔를 할 거라면 앞길이 막막한 다른 누군가에 투표를 한다. 이게 프로듀스 101을 움직인 원동력이다. 


큐브는 차라리 정직해서(혹은 둔해서 등등) 미리 데뷔 발표를 하고 떨어져 나갔지만 큐브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다른 소속사들은 이게 복잡해진다. 사실 아이오아이는 여러 회사들의 연합체고 그러므로 이익이 생겨봐야 고만고만하다. 수익 배분이 어떻게 되는 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예컨대 젤리피쉬 입장에서 볼 때 그냥 멤버별 배분을 생각하면 같은 일을 하고 아이오아이 활동으로 2/11을 가져오는 것과 구구단 활동으로 9/9를 가져오는 건 차이가 크다. 



그리고 아이오아이의 1년 후가 어떻게 될 지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인지도가 있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발상은 사실 당연하다. 아이오아이의 팬들이야 이거 며칠 못 기다려서 저렇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따는지 불만이겠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JYP의 경우도 한국 걸그룹, 일본 걸그룹 모두 데뷔를 코 앞에 놓고 뒤집혔고 결국 이 멤버들은 모두 식스틴이라는 불구덩이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 소위 3대 기획사도 이러는 데 작은 기획사들의 연합체 격인 아이오아이 멤버들의 미래는 보다 불확실하다. 


또한 저 위에서 아이오아이 활동을 위해 투표한 사람들의 크기가 얼만큼인지 모른다는 불확실성도 있다. 이들의 크기가 생각보다 크지 않으면, 이걸 덮을 정도가 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지금이 기회이긴 하다.


이런 프레임에 따라 움직인 다이아 활동을 보면 MBK의 작전은 실패로 보인다. 하지만 이건 콘셉트와 노래의 문제, 수많은 이들의 이 회사에 대한 반감에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이제 이번 달 말에 나오게 될 구구단의 경우엔 프로듀스 톱 2 김세정과 강미나가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물론 이런 걸 다 떠나 일단은 노래가 괜찮아야 한다.


그리고 멤버들 입장도 복잡하다. 최강의 전투력을 발휘하며 아이오아이가 되었지만 이건 1년 짜리다. 두 번의 완전체 활동과 몇 번의 유닛 활동이 끝나고 1년이 지나면 다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아이오아이로 아무리 입지를 다져도 그 때에 솔로를 시작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 다시 연습생이 되어 걸 그룹 런칭을 기다리는 것도 곤란하다. 차칫 잘못하면 케이블과 인터넷의 예능 이곳 저곳을 떠돌게 될 확률이 너무 높다. 눈 앞에 있는 걸 우선 잘 해야겠지만 각자 스탠스를 마련해야 한다. 게다가 소속 기획사의 크기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의 차이도 꽤나 클 거다.


여튼 이런 게 나오는 이유가 뭔가 하고 생각해 보면 사실 기형적인 연습생 구조에 있다. 회사에 고정되어 있는 연습생이 너무나 많다. 아이돌 연습생 100만, 공무원 수험 준비생 45만 하면 20세 즈음에 걸쳐있는 아이들 중 남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 지 모르겠다. 미래는 날이 갈 수록 불확실하고, 아이돌이 되어서 성공만 하면 이 모든 걸 뚫고 세상의 중심이 된다(물론 데뷔한다고 이렇게 되는 건 아니다). 그러니 연습생들은 날이 갈 수록 쌓이고, 남 주긴 아깝고 자기가 가지고 있자니 뭐 해줄 것도 없는 기획사들이 너도나도 애들을 꼭 붙잡고 세월이 가든 말든 이러고 있다. 뭔가 사회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이런 연습생들은 계속 불어만 갈 거고 기획사, 방송사 등등 모든 면에서 최약체 을인 이들을 가지고 뭔가 해보려는 회사들의 손길은 (아직은 어설프지만) 점점 정교해진다. 

Posted by macrostar_everyb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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