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 스킨을 뭘 잘못 건들었는지 이전에 포스팅한 글들의 폰트가 작아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쓰는 것도 윈도우즈 라이브 라이터에서 글자 크기를 키워서 쓰는 거에요. 이건 뭐, 뭘 모르니 어디를 손봐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ㅠㅠ
얼마 전에 창원에 몇 번 다녀왔는데 거기서 소문만 들었던 공영 자전거 누비자를 이용해 봤습니다. 리용의 벨로브, 파리의 벨리브 같은 공공 자전거 사업을 모델로 만들어진 시스템입니다.
누비자 정거장의 대여기와 누비자 자전거. 패트릭 주앙인가가 디자인했다는 파리의 벨리브만큼 이쁘진 않습니다만 저건 누비자구나하고 눈에 확 들어오는 점은 마음에 듭니다.
우선 며칠 간 사용해보면서 왜 창원에서 누비자 사용이 적당한가와 이용법 팁 같은 것들에 대해 남겨 보겠습니다. 어차피 창원 시민분들은 잘 아시는 내용일테니 '외부인이 창원에 갔을 때 누비자를 이용한다면'의 관점입니다.
1) 도시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언덕도 (있기는 하지만) 많지 않아요. 창원이라는 지역 자체가 산이 빙 두르고 있고, 그 안에 펼쳐진 분지에 만들어진 도시더군요. 그래서 돌아다니는 게 아주 힘들지는 않습니다.
2) 자전거용 도로가 아주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물론 오래된 주거 지역처럼 도로가 좁은 곳은 불편한 곳도 있고, 자전거 도로라는 빈 자리가 있으니 이때다 하고 주차된 차들을 피해야 하는 일도 빈번하게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전거 도로가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맨 왼쪽에 도로가 보이고 화단으로 경계지어 놓고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가 보입니다. 그냥 줄 그어놓은 거에 비하면 확실히 안전하죠.
도로를 주차장으로 사용해야 하거나 하는 여러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창원중앙역 가는 길은 인도를 반으로 나눠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놨습니다.
이런 식으로 구분 지어진 곳도 있고, 창원 대로의 경우 아예 1차선 하나를 막아 버리고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놓은 곳도 있습니다.
3) 특히 외지에서 놀러 온 경우에 누비자는 괜찮은 선택인데, 창원의 대중 교통이 아주 편리한 편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창원이라는 곳이 사실 그다지 관광 포인트가 있는 지역도 아닙니다. 우와~ 하면서 찾아갈 만한 곳은 모르겠어요 -_-
하지만 느릿느릿 자전거 타면서 구경하는 재미가 괜찮습니다. 기본적으로 녹지와 공원이 무척 많고, 창원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지만 무척 웅장한 외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변 풍경이 꽤 좋은 편입니다.
가로로 끝까지 가봐야(통합된 마산과 진해를 제외하고 창원 지역만) 8km 남짓인 작은 도시라 그냥 자전거로 발길 다니는 대로 돌아다니는 것도 괜찮습니다.
마산이나 진해 쪽에도 누비자 정거장이 생기고 있어서 왔다 갔다도 할 수 있다더군요. 하지만 진해 쪽은 산을 하나 넘어가야 합니다. 자전거도 다닐 수 있는 터널이 계획되어 있는데 아직 안 만들어졌어요. 마산 쪽은 어차피 인도로 가니까 길은 괜찮은데 중공업 지역으로 화물차가 워낙 많이 다녀서 공기가 그다지 좋지는 않았습니다.
마산 가는 길에 강변을 따라 가는 길은 참 예쁘더군요. 한참 더 나가면 마산항 쪽으로 간다는 데 너무 늦어서 넘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참고로 아래 쪽으로 마창 대교라고 마산-창원 연결하는 큰 다리가 있는데 그건 자전거로 통행이 불가합니다. 괜히 가지 마세요.
물론 버스가 많이 다니고 포털 사이트에서 내놓은 맵으로 노선 검색도 잘 되는데 어딘가 조금 불편한 점이 있더군요.
4) 누비자 정거장이 무척 많아요. 시내라면 어디든 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아이폰의 경우에는 누비자 자전거 대여대 위치가 나와있는 앱이 있습니다. 앱스토어에서 누비자라고 치면 두 가지가 보이는 데 개인적으로는 '창원 통합시 누비자'라는 이름의 앱이 좀 더 편했습니다. 창원시에서 만든 공식 앱은 아이폰 용은 없는 거 같습니다.
대충 이 정도가 생각나네요.
우선 사용법은 누비자 공식 홈페이지 http://nubija.changwon.go.kr/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아요.
간단하게 1일만 이용하는 경우에는 비회원 이용권을 끊으면 됩니다. 1,000원이고 메시지로 이용자 번호라는게 날라옵니다. 그러면 그날 하루는 빌릴 때 마다 맨 위 사진의 누비자 정거장에서 그 숫자를 입력하고 빌리기를 원하는 자전거를 선택하면 됩니다.
만약 2일 이상 사용할 거 같으면 회원 등록을 하는 게 낫습니다. 1일 이용권은 1,000원인데 일주일 이용권은 2,000원이거든요. 사실 회원 등록을 하고 교통 카드가 없으면 약간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누비자 정거장에서 전화 번호, 주민 번호를 입력하면 오는 본인 확인 번호를 입력해야 자전거를 빌릴 수 있습니다. 매번 그래야 하니까 귀찮아요.
마이비 교통 카드가 있다면 훨씬 간단합니다. 그냥 거치되어 있는 자전거 옆에다 교통 카드를 갖다 대면 바로 빌릴 수 있습니다. 저는 교통 카드로 우리 카드에서 나온 VISA카드를 쓰는 데 처음에는 그게 등록이 안될 거라고 생각하고 안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되더군요. 마이비 호환되는 종류였나 봅니다.
후불 카드는 티머니인지 이비 카드인지 정체가 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 일단 시도해 보세요. 누비자 정거장의 단말기에서 카드 등록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용은 한 번에 두시간 씩이에요. 아주 멀리 못가게 하거나, 하루 종일 선점해 놓고 끌고 다니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이렇게 한 거 같습니다. 크게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그냥 근처 대여대에 가서 반납하고 다른 거 다시 빌리면 됩니다.
자전거 앞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7단 기어이고 화면에 주행 거리, 속도, 대여 시간 같은 게 나옵니다. 자동으로 되는 건 아니라서 처음에 빌리면 RESET을 한번 눌러줘야 합니다.
자전거는 노란색, 하얀색이 있는데 하얀색이 새로 나온 거 같습니다. 알톤, 삼천리 뭐 등등 있더군요.
시마노 기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거치대에 주르륵 놓여있는 자전거들 중에 골라서 타고 가야하는 데 그냥 아무거나 막 고르면 아무래도 공영 자전거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서 그런지 고장난 것들이 좀 있습니다. 특히 좌석 높이가 고정 안되는 게 많은 편이었어요. 막 타고 가는데 스르륵하고 안장이 꺼져버리는 애들이 좀 있는데 당황스럽죠.
그리고 임시로 세워 놓을 때 쓰는 자물쇠가 앞의 장바구니에 들어있는데 그건 제대로 된 게 정말 거의 없습니다. 끊긴 거, 열쇠가 사라진 거, 아예 존재 자체가 없는 것 여러가지에요. 그래도 그게 있으면 상당히 편해집니다.
일단 하루 단위 이용권이라 돈 더 내는 거 없으니 뭔가 이상이 있다 싶으면 바로 교체하고 다른 자전거를 이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만약 대여대에 자전거가 허접한 것들 밖에 없다면 가까운 다른 거치대까지만 타고 가세요. 자전거라는 건 부품의 문제들이 안전하고도 관련있으니 꼭 괜찮은 모델을 타시기 바랍니다.
이제 가을이 오고 있고, 자전거 타기도 딱 좋아질테니 한들한들거리며 돌아다니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 될 거 같습니다. 물론 겨울에는 무척 하드한 체험이 되겠죠.
창원의 누비자를 사용해 보니 서울에도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워낙 도로도 복잡하고, 넓은 대다가, 차들도 많아 이 정도로 자전거 도로를 만들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파리도 했는데 서울이라고 못할 건 또 뭐냐 싶기도 하네요.
하루 아침에 되는 사업은 아니겠지만 조만간 서울 시장 선거도 있을 텐데 이런 생활 편의적이고 환경에도 좋은 정책을 많이 추친해 줬으면 하네요.